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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보, 광고

<슈퍼밴드> 우승 기자간담회

 

 

[인터뷰①] 호피폴라 "'슈퍼밴드' 우승, 믿기지 않아…'비움의 미학' 시너지"



초대 슈퍼밴드 호피폴라를 만났다.

호피폴라는 아일 김영소 하현상 홍진호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밴드명 호피폴라는 아이슬란드어로 '물웅덩이에 뛰어들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신들의 음악에 팬들이 풍덩 뛰어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붙인 이름이다. 이들은 JTBC '슈퍼밴드'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아직도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우승한게 꿈일까봐 (두렵다). 지금도 꿈 같다. 하루하루 행복하다. 9개월 동안 준비하며 많이 힘들었다. 학교 돌아간 기분이었다. 끝나고 나니 그립기도 하고 많이 배웠다. 사회에 나온 기분이다. 잘 해야겠다"(아일)

"원래 혼자 음악을 해오다 '슈퍼밴드'를 통해 형들과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은 일이었다. 여러 형들을 만나고 여러 음악을 하게 되어 많이 배웠다. 학교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1라운데 콜드플레이가 언급해줬다. 연습실에서 자고 있다 일어나서 SNS를 보다 윤종신 프로듀서님의 글을 보고 합성사진인 줄 알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동경해 온 밴드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계시다는 것만 해도 만감이 교차했다. 1라운드 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너무 뿌듯하다. 그때가 전 라운드 통틀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때다. 우승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사실인지 확인한다. 믿기지 않는다."(김영소)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는지 몰랐다 .5일이나 지났다는 것도 몰랐다. 믿기지 않는다. 프로그램 끝나고 휴가를 갔다. 오늘 강원도에서 왔다. 9개월이란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프로그램 끝나고 오래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잠깐 쉬고 오니까 무대를 하고 싶다."(하현상)

"우승했을 때는 기쁜 마음이 컸다. 하루하루 지나며 우승팀으로 더 좋은 음악 들려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커진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프로 연주자로 활동하는 와중 '슈퍼밴드'에 도전하게 됐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만 생각했지만 긴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클래식 음악만 했다 보니 실용음악을 했던 친구들에게 궁금한 것도 있었다. 학생이면서 선생님으로 돌아간 것 같은 묘한 시간이었다."(홍진호)

'슈퍼밴드' 결선 1차전에는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감성으로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호피폴라'를 불렀고, 2차전에서는 아비치(Avicii)의 '웨이크 미 업(Wake me up)'을 컨트리풍으로 재해석했다. 생방송 파이널 무대에서는 린킨파크(Linkin Park)의 '원 모어 라이트(One more light)'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웨이크 미 업'으로 2위를 했다. 관객분들이 반응이 너무 좋았다. 너무 기뻐서 무대가 끝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런 무대와 분위기를 유지하면 우승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는 다른 팀에 비해 쿨하게 양보할 줄 아는 팀이었다. 항상 '비움의 미학'에 다같이 공감했다. 서로 음악적 욕심을 내기보다는 비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시너지가 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진한 화장을 하고 조금더 어두운 음악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아일)

"혼자 음악했을 땐 입맛대로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로 음악을 채울 수 있다는 게 특별했다. 만족감을 느꼈다. 내가 타악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형이 좋다고 해주셔서 자신감 있게 했다. 결선 무대에서 관객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약간 세게 친 것 같긴하다. 해가 되지 않게 잘 연주했다. 악기가 깨졌을 때 너무 슬펐는데 진호 형이 '더 크게 될 거다. 우승할 거다' 했다. 우승했을 당시 그게 떠올랐다."(김영소)

"사실 '웨이크 미 업' 무대에서 멤버들이 함께하는 아이디어는 내가 제시했다. 유럽에 있을 때 현대음악에서 시도한 걸 본 적이 있다. 현악기를 다뤄보지 않았던 친구들이라 다루기 힘들 것 같아서 제안만 했는데 천재들이라 그런지 몇 번 가르쳐 주니 금방 따라왔다. 악기를 치는 아이디어는 내가 한 게 아니다. 막내가 해버렸다. 결과적으로는 영소가 타악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더 좋은 퍼포먼스가 되지 않았나 싶다."(홍진호)


 

 

 

[인터뷰②] 호피폴라 "'슈퍼밴드'는 운명, 베이스-드럼 영입 가능성 열려있다"

 

JTBC '슈퍼밴드' 우승팀 호피폴라를 만났다.

'슈퍼밴드'는 천재 뮤지션을 찾아 최고의 조합과 음악으로 만들어질 슈퍼밴드를 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4월 12일 첫 방송된 '슈퍼밴드'는 최고 시청률 4.2%(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방송은 끝났지만 유명 록 페스티벌 러브콜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의 개인 연주회나 콘서트가 매진되는 등 팬덤 파워가 이어지고 있는 터라 최종 우승팀인 호피폴라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호피폴라는 보컬 건반 기타 첼로로 구성된 팀이다. 베이스와 드럼이 포함되지 않은 밴드는 이례적인 구성인 만큼, 추후 행보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높아졌다.

"'호피폴라'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언어다. 어떤 언어인지 모르고 들었지만 풍경이 떠오르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음악이라 느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과 일맥 상통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조합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밴드와는 좀 다른 특이한 스타일이다. 드럼의 부재 등을 걱정하실 것 같은데 기본 악기들로만 구성돼 있어도 미디음악을 할 수도 있고 디지털 소리를 쓰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재밌고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밴드는 각 뮤지션이 모여 감동을 줄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한다. 콜드플레이도 처음엔 록밴드가 맞냐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얘기가 많았다. 지금은 EDM을 하고 있지만 밴드라고 인정받는다. 다함께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밴드로 인정받는 것 같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슈퍼밴드'에 참여하셨던 드럼 분 등을 영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보도록 하겠다."(아일)

"베이스와 드럼이 없어서 사운드가 빌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음악 장르 특성이 기타 한대로 밴드 사운드를 표현하는 게 핑거스타일 주법의 특징이다. 첼로가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고 첼로 소리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차별화가 된다. 다른 코드는 핑거스타일로 우리만의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딱 맞는 사람들이 운명처럼 모여서 팀이된 것 같다."(김영소)


보컬 구성 또한 특이하다. 프런트맨 아일과 맑은 목소리의 하현상은 꽤나 다른 보이스톤을 갖고 있다.

"현상이와 목소리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팀이 되고 보니 의외로 목소리가 잘 맞아서 깜짝 놀랐다. 또 음악적 코어가 비슷하더라. 목소리가 다르더라도 감정이 통하니까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무대 전 영화를 같이 본다. 우리의 무대와 음악이 이 영화와 어울리겠다라는, 영상적으로 생각과 느낌을 맞추려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다 보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아일)

"3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총 5개 무대를 같이 했다. 무대를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둘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찾은 것 같다 앞으로 활동할 때도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짜봤던 구성을 활용해 잘 꾸려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하현상)

홍진호와 김영소는 솔로 활동을 했던 만큼, 앞으로의 협업도 관심사다.

"'슈퍼밴드' 초반만 해도 어떻게 하면 첼로가 부각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회를 거듭될 수록 내가 욕심을 내야 사람들이 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대중분들께 좋게 들린 것 같다. 솔리스트로서만 생각해오다 밴드로 우승을 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호피폴라를 위해 여기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음악이 내가 주인공이어야 다가 아니라는 걸 많이 배웠기 때문에 아직 해결책을 찾진 못했지만 점차 좋은 방향을 찾아갈 거라 생각한다."(홍진호)

"아직 나이도 어리고 내 연주곡만 하다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도 혼자 음악을 하다 보니 너무 외롭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기타 한대로 풀어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밴드를 찾아봤다. 솔로든 호피폴라든 꼭 필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병행할 생각이다."(김영소)

호피폴라는 앞으로도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남는 음악을 하고 싶다. 록 음악을 비하하는 편은 아니지만 평소 록 음악을 찾아 듣는 편은 아니었다. 밴드 오디션이긴 하지만 선입견을 깨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밴드 음악도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다. 앞으로도 그런 느낌으로 나아가고 싶다. 악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홍진호)

"'슈퍼밴드'에 처음 지원할 때 지원서에 '음악이 끝났을 때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썼다. 호피폴라는 그런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아일 형도 영소도 곡을 쓰기 때문에 자신있다."(하현상)

"'슈퍼밴드'에 처음 나왔을 때 인터뷰를 했다. 첼로라는 악기가 있다는 것만 알았는데 기타와 첼로랑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최종팀에서 엄청난 첼리스트와 같은 팀이 됐다. 계속 내 연주곡을 쓰면서도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았다. 내 곡에 가사가 붙어서 노래로 불리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이 팀을 통해 그걸 너무 해보고 싶다."(김영소)

"우리나라 밴드 음악이 오래가기 쉽지 않다. 많은 팀이 해체하고 있고 대중음악을 업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슈퍼밴드' 참여 전에는 다른 일을 업으로 삼고 음악은 접어두려 하는 차에 참가하게 됐다. 밴드가 특히 욕심이 났다. 나는 어릴 때부터 센 록음악을 듣고 자랐다. 가끔 대중성과 거리가 먼 곡을 쓰거나 편곡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진호형한테 여쭤보면 체크해주신다. 나침반 같은 존재다."(아일)

 

 

[인터뷰③] 호피폴라 아일 "엄한 형 노민우, 우승하니 안아줘 감동"

 

방송 자체는 4월 12일부터 지난 12일까지 3개월 여에 걸쳐 진행됐지만, '슈퍼밴드' 참여자들은 9개월 전부터 함께 동고동락하며 경연을 준비했다. 그리고 오랜 인내와 노력 속에 호피폴라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가장 특별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현상이와 처음 무대를 했다. 크레센도 되는 부분이 있는데 진호 형이 나를 너무 아름다운 눈빛으로, 현상이가 슬픈 눈빛으로 봐줬다. 네명이 같이 공연을 하는데 전율이 왔다. 마치 영화같은 순간이었다."(아일)

"평소 입이 짧아서 밥을 많이 먹지 않는다. 아일 형과 밥을 먹으로 갔는데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많이 먹더라. 족발집에서는 카메라 앞이니까 조절한 거다. 정말 많이 먹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하현상)

"결선에서 호명되고 현상이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1라운드에서 현상이가 나를 뽑아줬다. 밴드에 대해 일자무식이라 아는 바가 없었다. 용어나 악보없이 코드 얘기가 오갔을 때 너무 당황했다. 그런데 현상이가 계속 친절하게 '형님'이라며 응원해줬다. 그 힘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게 가장 소중한 기억이다."(홍진호)

"나는 4라운드 때 내 곡으로 무대를 했다. '슈퍼밴드'에 나오기 전부터 내가 만든 곡을 다양한 악기로 확대해서 더 멋있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정말 꿈처럼 '설마 되겠어'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4라운드를 진행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리랑 판타지'를 생각해낸 것도 투 드럼이라 생각해낸 거다. 어떻게 보면 불리하고 열악한 조건에 첼로가 없었다면 그런 무대가 나오지 않았을 거다. 그 무대를 했을 때 가장 뿌듯했다. 태어나서 드럼과 기타가 같이 무대를 한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투 드럼이라 밸런스가 무너질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라운드가 끝났을 때 벅차오르는 게 있었다."(김영소)

우승의 순간, 멤버들의 곁에는 가족들이 있었다.

"우리 형(노민우)은 어릴 때부터 엄한 분이었다. '슈퍼밴드'를 하면서도 항상 '그게 최선인지'라며 많이 도와줬다. 우승하고 나니까 말없이 안아줬다. 천마디 말보다 가슴 속에 깊이 남았다."(아일)

"엄마 아빠 할머니 이모 다 오셨다. 대가족이 이동했다. 엄마한테 잔치하는 것처럼 바리바리 싸들고 오지 말라고 했다. 수상자 발표하고 부모님을 봤는데 뿌듯한 표정으로 웃고 계셨다. 원래 리액션이 큰 분들인데 우승팀 호명됐을 때 그냥 미소만 짓고 계셨다. 그런 모습을 처음봐서 울컥했다. 감동받았다.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분들도 너무 축하한다고 말씀 많이 해주셨다."(김영소)

"영소가 고등학교에서 시험보고 왔다는 멘트를 한 다음 컷에 우리 엄마가 잡혔다. 다른 팬분들이 우리 어머니를 영소 어머니로 착각하셨다."(하현상)

"무대 모니터를 하며 아쉬웠던 부분들이 조금씩 있었다. 실수나 호흡을 조금 냉정하게 판단해서 활동할 때는 더 완벽하게 해보고 싶다. 어머니께서는 고맙다고 하셨고 아버지는 축하한다는 말 대신 '앞으로 더 겸손하게 활동해라'라고 하셨다."(홍진호)

호피폴라는 '슈퍼밴드'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전국투어에 나선다.

"전국투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만약 그때 안되면 우리 콘서트에 오시면 될 것 같다.처음 결성했을 때처럼 오래 남는 음악, 위로 공감 희망이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아일)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국내에는 이런 조합의 밴드가 없다.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조합이다. 역사에 남을 존재가 되고 싶다."(김영소)

"앞으로 호피폴라가 음악을 할 때 한국에서만 활동한다고 정해두고 싶진 않다. 다양한 나라에서도 활동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언어적 한계도 두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하겠다."(하현상)

"우리가 가장 풀어야 할 숙제는 색깔을 찾는 거다. 그러기 위해 활발히 좋은 활동 하겠다."(홍진호)